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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메이커 (정치, 전략, 선거)

tipstagram 혼잣말리뷰 2025. 5. 20. 14:21

 

영화 킹메이커는 한 정치인의 그림자 뒤에서 선거 전략을 설계하고 조종하는 인물, 이른바 ‘킹메이커’의 존재를 조명하는 정치 드라마다. 실화를 모티브로 하면서도 허구의 인물을 통해 권력과 윤리, 목적과 수단 사이의 복잡한 갈등을 날카롭게 그려낸다. 이 글에서는 킹메이커가 던지는 정치적 질문, 캐릭터의 심리 묘사, 그리고 현대 정치와의 유사성을 중심으로 분석한다.

정치, 권력, 그리고 그 이면의 사람들

킹메이커의 중심에는 두 남자가 있다. 정권 교체를 꿈꾸는 정치인 김운범(설경구 분)과, 그의 전략가 서창대(이선균 분). 둘은 이념과 목표는 같지만, 수단과 방식에서 충돌한다. 서창대는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어떤 수단도 불사하지만, 김운범은 원칙을 지키고자 한다. 이 대립은 단순한 인물 간 갈등을 넘어, 정치라는 시스템 안에서 '이겨야만 바꿀 수 있다'는 현실과 ‘지켜야 할 선은 있다’는 신념의 충돌을 보여준다. 관객은 어느 쪽이 옳다고 쉽게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들의 논리는 모두 현실 속 정치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전략과 조작, 선거의 잔인한 기술

킹메이커는 정치 영화인 동시에 ‘전략 영화’다. 선거 유세, 여론 조작, 이미지 메이킹 등 현대 선거에서 사용되는 거의 모든 정치기술이 등장한다. 특히 서창대는 감정을 설계하고, 상황을 조작하며, 정치인의 말 한마디, 손짓 하나까지 설계한다. 그의 방식은 치밀하고 냉정하며, 때로는 위험하다. 그리고 그 전략이 성공할수록, 둘 사이의 간극은 커져만 간다. 이 영화는 정치가 '국민을 위한 것인가, 권력을 위한 것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조용히 던진다. 선거가 치열해질수록, 윤리는 희미해진다. 킹메이커는 그 과정을 보여주는 데 탁월하다.

실화를 닮은 허구, 현대 정치를 향한 통찰

이 영화는 실제 김대중 대통령의 킹메이커였던 엄창록이라는 실존 인물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인물과 사건은 허구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기에 현실 정치와의 비교가 더 자유롭고 날카롭다. 관객은 이 영화를 보며, 오늘날의 정치 현장에서도 비슷한 논리가 반복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권력의 본질은 바뀌지 않았고, 사람의 욕망 역시 쉽게 사라지지 않음을 영화는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의 가능성을 묻는 엔딩은 비극적이지만 희망의 여지를 남긴다. 킹메이커는 현실 정치에 대한 날카로운 비유이자, 결국엔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킹메이커는 단순한 정치 영화가 아니다. 그 안에는 권력의 본질, 전략의 이면, 그리고 인간적인 이상과 현실의 간극이 녹아 있다. 정치라는 복잡한 게임을 날카롭고 감정적으로 풀어낸 이 작품은 현대 사회와 권력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수작이다. 무겁지만 꼭 봐야 할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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