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라는 민감한 소재를 중심으로, 혈연이 아닌 관계 속에서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감성 드라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섬세한 시선과 송강호, 강동원, 이지은(아이유) 등 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연기가 어우러지며 한국 사회의 사각지대를 따뜻하면서도 날카롭게 비춘다. 이 글에서는 브로커가 보여주는 관계의 복잡함, 가족의 새로운 정의, 그리고 감독 특유의 연출력을 중심으로 살펴본다.버려진 아이, 주운 사람들 — 시작부터 질문이 되는 이야기한밤중, 젊은 여성이 교회 앞 ‘베이비 박스’에 아이를 놓고 간다. 그리고 그 아이를 몰래 데려간 두 남자. 이들은 입양을 알선하는 불법 브로커다. 그러나 아이를 다시 찾으러 온 엄마와 뜻밖의 동행이 시작되며, 이 셋은 예상치 못한 여정을 함께하게..

영화 킹메이커는 한 정치인의 그림자 뒤에서 선거 전략을 설계하고 조종하는 인물, 이른바 ‘킹메이커’의 존재를 조명하는 정치 드라마다. 실화를 모티브로 하면서도 허구의 인물을 통해 권력과 윤리, 목적과 수단 사이의 복잡한 갈등을 날카롭게 그려낸다. 이 글에서는 킹메이커가 던지는 정치적 질문, 캐릭터의 심리 묘사, 그리고 현대 정치와의 유사성을 중심으로 분석한다.정치, 권력, 그리고 그 이면의 사람들킹메이커의 중심에는 두 남자가 있다. 정권 교체를 꿈꾸는 정치인 김운범(설경구 분)과, 그의 전략가 서창대(이선균 분). 둘은 이념과 목표는 같지만, 수단과 방식에서 충돌한다. 서창대는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어떤 수단도 불사하지만, 김운범은 원칙을 지키고자 한다. 이 대립은 단순한 인물 간 갈등을 넘어, 정치라는..

영화 비상선언은 고공 비행 중 벌어지는 치명적인 바이러스 테러와 그로 인한 인간 군상의 반응을 그린 한국형 항공 재난 드라마다. 단순한 스릴이나 긴장감에만 치우치지 않고, ‘공포 속에서 인간은 어떤 선택을 하는가’라는 주제를 중심에 두며 감정선이 강조된 작품이다. 이 글에서는 영화의 재난 연출, 인간의 윤리적 갈등, 그리고 항공 재난물로서의 독창성을 중심으로 분석한다.고공의 폐쇄 공간, 항공 재난의 새로운 무대항공기 안이라는 폐쇄된 공간은 그 자체로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비상선언은 이 공간적 한계를 오히려 장점으로 삼아, 극도의 밀도 있는 공포 상황을 연출한다. 비행 도중 의문의 승객이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이로 인해 기내는 혼란에 빠진다. 병의 정체도, 치료법도 모르는 상황 속에서 탑승객들은 점점 극단..

영화 밀수는 1970년대 평택 앞바다를 배경으로, 물속에서 벌어지는 숨막히는 액션과 여성 중심 서사를 조화롭게 풀어낸 한국형 범죄 오락 영화다. 여성들이 주도하는 범죄 조직, 수중 액션이라는 신선한 설정, 시대 분위기를 반영한 디테일까지 더해져, 기존 액션 장르에서 보기 드문 독창성을 보여준다. 이 글에서는 밀수의 액션 연출, 여성 서사, 그리고 시대극으로서의 완성도에 대해 집중 분석한다.수중에서 벌어지는 새로운 액션, 그리고 물의 미학밀수는 ‘물속 액션’이라는 신선한 공간을 무기로 삼는다. 평택 앞바다, 수심 깊은 곳에서 펼쳐지는 밀수 작전과 배신, 추격은 기존의 건조한 범죄영화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특히 바닷속에서 벌어지는 긴장감 넘치는 장면들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등장인물들의 심리와 관계를 시각..

영화 파묘는 전통 무속신앙과 현대적 공포 요소를 결합한 독특한 한국형 스릴러 영화다. 조상 묘를 옮긴 뒤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통해, 이 영화는 인간의 믿음, 죄책감, 그리고 영적 세계와의 경계를 조명한다. 단순한 귀신 이야기 그 이상의 긴장감과 메시지를 품은 파묘는 무속이라는 한국적 소재를 현대적 영화 문법으로 재해석하며 관객을 사로잡는다.전통과 공포의 만남: 무속신앙이라는 매개영화의 배경은 낯선 시골 마을, 그리고 이상하게 음기가 서린 조상의 묘다. 주인공은 묘를 이장하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채 반대한다. 여기서부터 영화는 단순한 공포물에서 벗어나, ‘전통과 금기의 경계’로 진입한다. 무속신앙은 단지 장치가 아니라 스토리의 중심이다. 굿판, 무당의 경고, 조상의 저주 ..

영화 헤어질 결심은 박찬욱 감독 특유의 서정성과 미스터리 장르를 절묘하게 결합한 작품이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동시에, 그 사랑을 의심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서 인물들은 흔들린다. 형사와 용의자의 관계로 만난 두 사람의 치명적 관계를 중심으로, 이 영화는 멜로의 외피를 두른 정교한 심리극이자 범죄 수사물이다. 이 글에서는 헤어질 결심이 보여주는 감정의 모호함, 미장센과 연출의 힘, 그리고 박찬욱 감독의 연출 미학을 중심으로 분석한다.미스터리와 멜로의 경계, 감정이 흔들리는 순간산에서 한 남성이 추락사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형사 해준(박해일 분)은 사건을 수사하던 중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게 된다. 서래는 외국인이지만 한국어에 능통하고, 예의 바르며 감정이 쉽게 드러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