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미쓰백은 자신의 상처로 인해 세상과 단절된 여성과 폭력 속에서 살아가는 소녀가 서로를 만나 서로의 삶을 회복해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실제 사건에서 모티프를 얻은 이 영화는 한국 사회의 아동학대 문제와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을 직시하며, 강렬하면서도 깊은 감정선을 담아낸다.
상처를 가진 여성이 또 다른 상처를 만났을 때
백상아(한지민 분)는 아동학대의 피해자 출신으로, 현재는 고립된 삶을 살아가는 전과자다. 그녀는 우연히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아이, 지은(김시아 분)을 만나게 되고, 외면하려던 그 아이를 점점 외면할 수 없게 된다. 영화는 그 어떤 멜로보다 깊은 관계, 두 ‘피해자’의 연대와 회복을 조명한다. 상아는 지은을 지키며 과거의 자신을 마주하고, 지은은 상아를 통해 처음으로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주는’ 경험을 한다. 이들의 관계는 단순한 보호자가 아니라 서로를 일으켜 세우는 치유의 여정이다.
한지민, 연기 인생을 바꾼 절제의 감정
미쓰백은 한지민의 연기 변신이 가장 주목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기존의 밝고 따뜻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거칠고 무표정한 백상아를 절제된 감정으로 완벽하게 표현했다. 특히 감정을 억누르는 듯한 눈빛, 쉽게 울지도 웃지도 않는 모습은 과거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진짜 얼굴을 보여준다. 김시아의 연기도 결코 가볍지 않다. 지은의 고통과 분노, 두려움을 어린 배우답지 않게 깊이 있게 표현하며 관객의 몰입을 더한다.
피해자 중심 서사, 그리고 사회적 질문
영화는 피해자들을 ‘극복하는 존재’로만 소비하지 않는다. 대신 그들이 어떤 환경에 놓였는지, 왜 침묵하거나 폭력에 노출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경찰, 복지 시스템, 이웃들의 외면 등 현실 속 구조적 문제를 고발하면서도, 그 속에서도 개인의 선택과 용기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아동학대를 단순히 소재로 삼는 것이 아니라, 실제 목소리 없는 존재들에게 관심을 가지라고 말하는 영화다.
미쓰백은 불편하고 아픈 이야기지만, 그만큼 진심을 다해 만든 작품이다. 상처받은 이들이 서로를 구하며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는 이 영화는 치유와 연대, 그리고 사회의 역할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놓쳐서는 안 될 영화다.
'팁스타의 혼잣말 영화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산: 용의 출현 (전쟁, 전략, 이순신) (0) | 2025.05.21 |
---|---|
도희야 (가정폭력, 사회 고립, 관계 드라마) (0) | 2025.05.21 |
콜 (타임루프, 여성 스릴러, 심리극) (0) | 2025.05.21 |
시간을 달리는 소녀 (시간여행, 선택, 청춘 판타지) (0) | 2025.05.21 |
검은 사제들 (오컬트, 엑소시즘, 신앙 드라마) (0) | 2025.05.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