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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한 통의 전화로 시작되는 섬뜩한 타임루프 스릴러로, 두 여성의 대결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심리극이다. 단순한 시간 여행을 넘어서 인물의 선택, 욕망, 폭력성이 얽힌 복합적인 이야기로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한 통의 전화, 서로 다른 시간의 공포
주인공 서연(박신혜)은 이사 온 낡은 집에서 20년 전 과거에 살고 있는 영숙(전종서)과 전화로 연결된다. 처음엔 서로의 삶에 흥미를 느끼며 돕지만, 점차 영숙이 위험한 인물임이 드러나며 과거의 변화가 현재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이 영화의 핵심은 타임루프의 스릴과 예측 불가능한 심리적 긴장감이다. 시간이 꼬이고, 현실이 흔들리며, 관객은 매 순간 어떤 결과가 닥칠지 모르는 심리적 압박 속으로 빠져든다.
여성 서사의 강렬한 진화
콜은 두 여성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이 점에서 기존 남성 중심 스릴러와는 확연히 다르다. 서연과 영숙은 서로의 삶을 뒤흔들며 운명을 통제하려는 욕망을 드러낸다. 영숙은 과거의 피해자이자 동시에 현재를 조작하는 강력한 가해자로 변모하고, 서연은 그 과정을 지켜보며 점점 더 강인하게 성장한다. 이처럼 여성 캐릭터가 능동적으로 사건을 주도하는 구조는 한국 스릴러 장르 안에서도 보기 드문 시도다. 단순한 선악 구도가 아니라, 복잡하고 입체적인 여성 심리를 중심에 둔 점이 돋보인다.
연기, 미장센, 사운드의 삼박자 완성도
전종서는 이 영화의 중심이다. 초반의 불안정함부터 후반의 광기 어린 폭주까지 전개를 이끌어가는 몰입도 높은 연기를 선보인다. 박신혜 역시 감정의 변화와 공포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서연이라는 인물의 현실감을 살려낸다. 어두운 톤의 색감, 폐쇄된 공간, 전화벨 소리 하나까지 치밀하게 설계된 연출은 장르적 몰입을 극대화한다. 특히 ‘소리’의 긴장감은 시각보다 청각으로 공포를 유도하며 공간의 불안정함을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콜은 단순한 시간 교차물이 아니라, 심리, 폭력, 선택, 여성성이라는 요소를 긴밀하게 엮은 새로운 스타일의 한국 스릴러다. 몰입도 높은 연기, 치밀한 구조, 강렬한 서사가 어우러져 한 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작품이다. 심리극과 장르 영화를 좋아한다면 반드시 봐야 할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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