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묵은 딸의 약혼녀가 죽고, 그 용의자로 자신이 몰리게 된 재벌 회장의 이야기로, 진실과 거짓, 그리고 침묵의 무게를 다루는 감정 중심의 법정 드라마다.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는 법정 스릴러 구조 안에, 부성애와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질문을 담으며 단순한 진실 게임을 넘는 인간극을 만들어낸다.진실은 침묵 속에 감춰져 있다주인공 임태산(최민식)은 성공한 재벌이지만, 자신의 약혼녀가 죽고, 그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간다. 그는 무죄를 주장하지만, 그의 침묵은 오히려 사람들의 의심을 키운다. 왜 그는 변명하지 않는가? 왜 진실을 말하지 않는가? 이 영화는 이 단순한 질문을 통해 ‘침묵’이라는 감정과 전략의 의미를 다층적으로 풀어낸다. 침묵은 방어일 수도 있고, 회피일 수도 있으며, 혹은 ..

봉준호 감독의 마더는 한 평범한 어머니가 자신의 아들을 살인 누명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과정에서 점점 광기와 집착의 경계로 넘어가는 이야기를 담은 심리 스릴러다. 단순히 ‘엄마의 사랑’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모성이라는 감정이 얼마나 강하고 위험할 수 있는지를 섬뜩하고도 세밀하게 묘사한 작품이다. 이 글에서는 마더가 보여주는 모성의 양면성, 서스펜스 전개, 그리고 충격적인 반전에 대해 살펴본다.엄마는 어떤 존재인가 — 모성의 어두운 심연영화의 주인공인 이름 없는 ‘엄마’(김혜자 분)는 지적장애가 있는 아들 도준(원빈 분)과 함께 살아간다.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던 중, 마을에서 소녀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아들이 범인으로 지목되며 모든 것이 무너진다. 여기서부터 엄마의 집요한 진실 찾기가 시작된다. ..

승리호는 한국 최초의 본격 SF 우주영화로, 지구를 떠난 미래 사회 속에서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할리우드 중심이었던 SF 장르에 한국적 정서를 입혀 액션, 가족애, 사회 비판 등 다양한 요소를 녹여낸 이 영화는 한국 영화 산업의 새로운 도전에 해당한다. 이 글에서는 승리호의 세계관 설정, SF 장르로서의 완성도, 그리고 캐릭터 중심 감성 드라마 측면을 분석한다.우주를 배경으로 한 사회 비판적 세계관2075년, 지구는 거의 폐허가 되었고 선택받은 소수만이 UTS라는 우주 기지에서 살아간다. 나머지는 지구 또는 우주 쓰레기 속을 떠도는 하층민이다. 승리호의 주인공들은 우주 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로, 생존을 위해 위험한 수거 작업을 하며 하루하루를 버틴다. 이 ..

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 내전 당시, 고립된 대한민국과 북한 외교관들이 생존과 탈출을 위해 힘을 합쳤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정치적 이념을 뛰어넘어 인간 본성에 닿는 이 드라마는 전쟁의 참상 속에서도 인간다운 선택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스릴과 감동, 역사적 사실이 조화를 이루는 이 작품은 단순한 탈출극을 넘어선다.실화 기반의 긴장감, 그 이상의 몰입모가디슈는 실제 사건에서 출발했지만, 영화적 구성은 매우 탄탄하고 흡입력 있다. 이야기는 소말리아 내전이 터지기 직전, 유엔 가입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던 남북한 대사관의 상황으로 시작된다. 총성이 오가는 거리, 전쟁의 시작, 그리고 국가도 외교부도 닿지 않는 고립된 도시에서 대사관 사람들은 생존이라는 공동의 목표 앞에 결국 손을 맞잡는다..

영화 리멤버는 일제강점기 때 가족을 잃은 한 노인이 남은 삶을 모두 바쳐 복수를 결심하는 이야기다. 단순한 복수극을 넘어, 잊히지 말아야 할 역사와 기억을 다루며 관객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이 글에서는 리멤버의 복수 서사 구조, 시대적 메시지, 그리고 배우들의 감정 연기 중심으로 작품을 분석한다.복수는 오래된 약속, 노인이 짊어진 정의리멤버의 주인공 필주(이성민 분)는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80대 노인이다. 가족을 학살한 친일파와 일본군 인사들에게 복수를 결심한 그는,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반드시 ‘리스트’를 끝내겠다는 집념으로 움직인다. 그가 젊은 청년 인규(남주혁 분)와 함께 복수 여정을 떠나며 이야기는 긴장과 감정이 교차하는 구조로 전개된다. 이 영화는 복수가 옳은가를 따지기보다, ‘왜 이 ..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라는 민감한 소재를 중심으로, 혈연이 아닌 관계 속에서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감성 드라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섬세한 시선과 송강호, 강동원, 이지은(아이유) 등 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연기가 어우러지며 한국 사회의 사각지대를 따뜻하면서도 날카롭게 비춘다. 이 글에서는 브로커가 보여주는 관계의 복잡함, 가족의 새로운 정의, 그리고 감독 특유의 연출력을 중심으로 살펴본다.버려진 아이, 주운 사람들 — 시작부터 질문이 되는 이야기한밤중, 젊은 여성이 교회 앞 ‘베이비 박스’에 아이를 놓고 간다. 그리고 그 아이를 몰래 데려간 두 남자. 이들은 입양을 알선하는 불법 브로커다. 그러나 아이를 다시 찾으러 온 엄마와 뜻밖의 동행이 시작되며, 이 셋은 예상치 못한 여정을 함께하게..